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성 정치학 (문단 편집) ==== [[헨리 밀러]]: 허세 속의 [[대상화]] ==== > "밀러의 성적 유머는 남성 공동체의 유머이자, 더욱 정확하게는 남자 공중변소의 유머이다. '내집단'(ingroup)의 유머가 그러하듯, 밀러의 유머는 자신들을 결속하게 해 주는 공유된 전제와 태도, 반응에 근거하고 있다." > ----- > - p.590 헨리 밀러는 밀렛에 따르면 당대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던 인물이었으며, 본서에서도 그리 긴 분량을 할애하여 비평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는 공공연히 로렌스의 '제자' 를 자처했을 만큼 똑같은 [[남성우월주의]]자였다. 그의 소설에서도 똑같이 훌륭한 [[자칭 신]]의 컨셉이 드러나는데, 예컨대 《Black Spring》 에서 그는 "나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넘어서는 존재, 즉 [[남자]]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밀렛은 그가 로렌스와는 사뭇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고 본다. 로렌스는 섹스 장면을 거의 종교적 의식에 가깝게 엄숙한 분위기로 그려냄으로써 위대한 남성성을 찬미했다면, 밀러의 섹스 장면은 '''로렌스의 눈에는 오히려 [[신성모독]]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우선 '''밀러가 묘사하는 남성과 여성'''을 살펴보자. 밀러는 섹슈얼리티를 인격과 분리시켜서,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남성과 여성은 그저 '페니스와 궁둥이' 로만 치환된다. 이와 같은 비인격성은 아무 맥락 없는 비개인적인 관계에서[* 굳이 예를 들자면 '윗집 여자', '퇴근길에 만난 여자', '우연히 클럽에서 만난 여자' 같은 식으로 어떤 개인적인 친분도 인연도 없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재빠르게 처리하는 섹스에 환상을 부여한다. 결국, 그에게 [[섹스]]란 '''"잠깐 한 판 하고 버리는 것"''' 이고, 마치 휴지를 쓰고 버리듯이 여성을 버린다. 대화 한 마디 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전희]]나 [[후희]] 같은 것도 있을 수가 없다. 처음부터 그는 '인간' 과 함께 '인간다운' 유대감을 나눌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섹스는 마치 "발사 후 망각"(fire and forget)이라는 군사 용어를 떠오르게 할 정도. 그래서인지 그는 로렌스와는 달리 [[성매매]]에도 적극 찬동했다고 한다. 여성의 의미를 [[보지]](cunt)로 제한시키고, 아무런 뒷감정 없이 깔끔하게 털고 나오기에는 성매매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밀러의 섹스는 그야말로 '''[[대상화]]된 여성''', 날것 그대로 말하자면 "[[정액(체액)|정액]]받이 도구" 로서의 여성을 취급하는 방식 그 자체다. 많은 비평가들처럼, 밀렛 역시 밀러의 성 관념을 이해하려면 '''당대의 [[청교도]]적 [[금욕주의]]'''와 견주어 보아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다른 비평가들이 "밀러는 청교도적 [[금욕주의]]에서 일탈하여 자유롭고 행복한 성생활을 묘사했다" 며 찬사를 보내는 반면, 밀렛은 "청교도적 도덕이 음란을 금지하는 만큼, 밀러는 그것을 달콤하게 생각한다" 고 평가한다. 게다가, 밀러 역시 "성이라는 것은 두렵고 더럽고 역겨운 것" 이라는 청교도적 도덕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그의 많은 작품들에서는 '''섹스와 배설 행위가 동일하게 더러운 것'''으로서 결합되어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더러운 행동을 통해서 더럽혀지는 것은 결국 여성일 뿐이다. 주인공이 느끼는 도덕적 죄책감들은 "뻔뻔스러운 여자" 라거나 "만족할 줄 모르는 병적인 [[색정증]] 환자"(p.41)라는 식의 비난을 여성에게 퍼부음으로써 해결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밀러의 사고방식 역시 당대의 다른 청교도적인 대중의 사고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밀렛은 이 점에서, 밀러의 작품세계가 "섹슈얼리티와 여성에 대한 비공식적인 남성 판본"(p.576)이라고 정리한다. 밀러는 일탈이 아니라 가장 전형적인 표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밀러가 바라보는 '''동료 남성들에 대한 시각'''을 살펴보자. 앞서 로렌스가 우월한 남성성에 대한 동일시를 위해 [[동성애]]까지도 불사했다면, 이번의 밀러는 상당히 '''교과서적인 [[동성사회성]]'''을 드러내고 있다. 밀러의 강박적인 [[음담패설]]은 가히 동성의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소년들의 무용담에 가까우며, 자신의 활약(?)을 지켜보고 추앙해 줄 가상의 또래 청중들을 상정하고 있다. 밀렛은 "밀러의 산문은 늘 또래 소년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말투와 억양을 가지고 있다"(p.589)고 말한다. 밀러는 또래 '소년' 들에게 [[강간 신화|여자들이란 모두 남자가 범해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니 당장 덮치는 것도 식은 죽 먹기]]라고 자랑하며, 일단 덮치고 나면 아무리 새침하게 점잔 빼는 상대방일지라도 꼭두각시처럼 부릴 수 있다고 선전한다. 그렇기 때문에 밀러가 묘사하는 섹스도 결국 "같이 자 봤다, 박아 봤다, 싸 봤다" 정도의 묘사만으로 충분할 뿐이지, 그 이상으로 그녀가 얼마나 열등한 사람이고 자신이 얼마나 우월감을 만끽했는지 같은 로렌스적(?)인 관심사는 불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밀렛은 이처럼 밀러를 유치한 [[청소년]] 같은 허세와 비열함이 가득하다고 정리한다.[* 훗날 노년의 밀러는 자신의 성 관념에 대해 해명한 《The World of Sex》 라는 짧은 에세이에서, 자신의 글 대부분이 프리 섹스 운동의 차원에서 자기해방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하지만, 그가 해방 이후 어떤 세계에 도달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즉 결론적으로 밀러는 '''[[욕구불만]]이 가득한 [[중2병]] 남자애가 친구들에게 과시적으로 섹스 무용담을 늘어놓는 수준'''이라는 것이 밀렛의 판단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